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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시끌벅적 오사카를 살짝 비켜 여행하기... 나카자키쵸, 가라호리, 나카노시마공원
시끌벅적 오사카를 살짝 비켜 여행하기... 나카자키쵸, 가라호리, 나카노시마공원
  • 김샛별 기자
  • 승인 2018.05.31 13: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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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하고 정겨운 오사카의 속살을 엿볼 수 있는 세 동네
일본의 아기자기한 감성을 느낄 수 있는 나카자키쵸. 사진 / 김샛별 기자

[여행스케치=오사카] 오사카 하면 화려한 간판이 그득한 도톤보리와 그 상징이 된 두 팔을 벌리고 뛰고 있는 글리코씨, 밤하늘에 반짝반짝 돌아가는 대관람차 등 밤이 되어도 잠들지 않는 대도시의 야경이 먼저 떠오르지만, 도시의 속살을 느끼면서 한 발 한 발 걸어야만 볼 수 있는 것들도 있다.

우리랑 비슷한 듯 다른 일상의 풍경이 있는 동네 특유의 분위기가 궁금해질 때, 오사카 사람들은 어떤 동네에서 어떻게 살아가는지 궁금할 때, 소박하게 살아가는 모습 있는 그대로를 느낄 수 있는 나카자키쵸와 가라호리, 나카노시마공원을 걸었다. 

'오사카'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글리코씨가 있는 도톤보리의 화려한 야경. 사진 / 김샛별 기자
6~70년대 건물들이 그대로 남아 있는 나카자키쵸의 분위기. 사진 / 김샛별 기자
골목 사이, 동네의 작은 신사가 있고(좌), 가정집을 카페로 사용하는 카페(우)들이 있다. 사진 / 김샛별 기자

오래된 동네 풍경과 작게 들어선 가게들을 볼 수 있는 나카자키쵸(中崎町)
일본 특유의 오래된 가옥인 고동색의 일본식 목조 가옥이 따닥따닥 늘어선 동네. 나카자키쵸는 어딘지 서울 익선동이나 인사동을 닮은 기분이다.

고급스러운 고층 빌딩들이 즐비한 오사카에서도 가장 번화한 곳인 우메다역에서 채 10분도 걷지 않았는데, 어느새 3층 이상의 건물은 찾아보기 어렵고, 일본식 집 문 앞에 놓인 꽃나무 화분들과 그 옆에 얌전히 매어 있는 자전거가 소담스런 매력을 뽐내는 조용하고 작은 동네가 나타난다.

나카자키쵸는 나카자키쵸역 2번 출구에서 우메다역 방향까지의 마을로 어디서부터 시작하고 어디까지 걷는 것을 정하지 않고 그저 발길 닿는 대로 걷는 맛이 있다.

재개발이 되지 않아 일본의 6~70년대의 느낌을 물씬 풍기는 이곳은 언뜻 보면 단층 혹은 이층의 낮은 지붕을 가진 가정집들만 있는 것 같지만, 주택가 사이사이 작은 간판 하나만을 내건 상점들이 구석구석 숨어 있다.

새로 지은 건물 대신 오래되고 낡은 가정집 내부를 살짝 손보기만한 음식점과 카페, 잡화점들이 바로 나카자키쵸의 매력. 드르륵 미닫이문을 열면 커피 볶는 냄새가 풍겨오는 카페 안으로 들어가면 누군가 오랜 시간 살았던 온기가 인테리어로, 공기로 풍겨난다.

손때가 묻어 반질반질 윤이 나는 고동색 벽과 바닥에, 마치 일본 드라마나 영화 세트장에 온 듯 특유의 아기자기한 인테리어는 어떻게 보면 평범하고, 어떻게 보면 이곳만의 앤틱한 감성을 풍긴다. 

일본의 옛 목조 가옥들이 남아 있는 가라호리. 사진 / 김샛별 기자
자전거를 대여하면, 마을지도를 함께 주어 정감 어린 여행을 돕는다. 사진 / 김샛별 기자

자전거로 동네 한 바퀴, 가라호리(空堀)
오사카는 분주하고 바쁜 도시지만, 가라호리의 시간은 딱 자전거 두 바퀴의 속도로 굴러간다. 제2차 세계대전 때, 폐허가 된 다른 마을과 달리 가라호리는 피해를 입지 않았다고 한다.

1920~30년대 지어진 일본식 옛 목조 가옥들이 남아 있는 동네는 한남동과 서촌 정도의 느낌이라고 하면 상상이 더 쉬울까. 평범하다면 평범하고, 한없이 다정하게 바라보면 하나하나가 눈에 들어오는 곳이다.

마쓰야마치역 3번 출구를 나와 고개를 돌리면 골목 안쪽에 바로 보이는 ‘練(Len, 렌)’이라는 식당이 있다. 옛 전통가옥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채다. 이 식당 바로 옆 조그마한 자전거 대여소에서는 1시간에 300엔으로 자전거 대여가 가능하다.

자전거를 대여하면 작은 지도 하나를 준다. 마을 지도에는 각 상점 주인의 이름과 캐리커처 그림이 있고, 어떤 가게인지 짧은 설명이 있어 처음 본 동네, 처음 본 이웃이지만 왠지 친근하게 느껴진다.

마을은 자전거로 달리면 구석구석 돌아도 30분이면 충분히 돌아볼 수 있지만, 마을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아케이드로 된 시장과 시장 주변에 자리한 작은 상점들을 구경하느라 자꾸만 자전거 브레이크를 잡게 된다.

가라호리에서 지하철 역으로 한 정거장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오사카성. 사진 / 김샛별 기자
오사카성 주변은 공원이 조성되어 있어 자전거를 타기 좋다. 사진 / 김샛별 기자

자전거를 타고 동네 한 바퀴를 돌았다면 지하철 한 정거장 정도 떨어진 거리의 오사카 성까지 가볼 수도 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지은 오사카 성은 금박을 입혀 웅장하고 아름다운 성으로 알려져 있지만, 임진왜란을 일으킨 장본인인지라 역사적 관계상 한국인에겐 불편할 수 있는 장소다. 그러나 주변으로 공원이 잘 조성되어 있어 자전거를 타고 돌기엔 좋다. 

오사카 최초의 공원인 나카노시마공원. 사진 / 김샛별 기자
다른 곳에서 보기 힘든 장미들을 만날 수 있는 나카노시마 공원의 장미정원. 사진 / 김샛별 기자

오사카 최초의 공원, 나카노시마 공원(中之島公園)
여행의 계절이 기억에 남는 건, 볼에 스치는 바람과 색색의 꽃이 아닐까. 5월부터 10월까지 흐드러지게 장미가 피는 정원이 있는 나카노시마 공원은 오사카 최초의 공원이기도 하다.

오사카는 예부터 수운이 유명해 ‘다리의 도시’, ‘물의 도시’로 불렸다. 오사카의 중심을 가로지르는 도지마 강과 도사보리가와 강 사이에 있어 도심 속 작은 섬처럼 느껴지는 나카노시마 공원은 꼭 여의도의 느낌을 준다.

우리나라의 옛 서울역 건물과 건축양식이 동일해 친숙한 느낌을 주는 오사카 중앙공회당을 비롯해 조폐국, 나카노시마 도서관, 오사카시립동양도자미술관 등 근대 건축물들을 만날 수 있고, 공원 주변으로는 고층 비즈니스 빌딩들이 낯설지만 어색하지 않게 어우러져 있다.

장미정원은 크진 않지만 약 300품종이 넘는 다양한 장미가 색색으로 피어 꼭 도시의 오아시스처럼 느껴진다. 하얀색부터 연보라색, 노랑과 주황 그라데이션이 되어 있는 장미 등 쉽게 찾아보기 힘든 색의 장미들을 볼 수 있으며, 교배된 년도와 교배자의 이름이 적혀 있어 후에 품종을 찾아보기도 좋다.

두 개의 강 사이에 섬처럼 떠있는 나카노시마공원은 오사카 사람들의 휴식처다. 사진 / 김샛별 기자
나카노시마공원 맞은편으로는 강변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카페들이 많다. 사진 / 김샛별 기자

방금 전까지 일을 하다 온 것 같은 직장인들이 다리 하나를 건너 삼삼오오 산책을 하고, 가족·연인끼리 서로의 사진을 찍어주는 이들도 많다. 한쪽에 자리를 잡고 그림을 그리는 이들과 진귀한 장미를 하나하나 사진으로 남겨두는 이들도 쉽게 눈에 띈다.

정원을 걷는 동안 강변을 마주보고 있는 크고 작은 음식점들을 눈여겨 보았다면, 다리를 건너 걸음을 옮겨보는 것도 좋다. Brooklyn NYC, Northshore 등 테라스가 있는 카페를 들러 반대편에서 장미정원을 감상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오사카 여행정보>
일본 내 제 2의 경제도시인 오사카는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 여행지로도 늘 손꼽힌다. 한국-오사카 평균 비행시간은 1시간 30분 정도. 오사카 여행을 하는 이들을 위한 숙박·관광지·맛집 정보를 소개한다.

<오사카 추천 호텔>
Y's hotel 신오사카

합리적인 가격에 고급스럽고 쾌적한 숙박이 가능한 Y's hotel 내부. 사진제공 / Y's hotel
Y's hotel 신오사카역(좌)과 오사카 동네여행 코스 추천을 도와준 유무라 미와 와이즈호텔 오사카지역 총지배인(우). 사진 / 김샛별 기자

오사카의 호텔 중에 젊은 여행객이나 자유여행객을 위한 호텔로 Y's hotel(와이즈호텔)을 추천한다. 와이즈호텔은 오사카 내에만 3개(신오사카역, 오사카 난바역, 한신 아마가사키역)가 있다.

이 호텔의 장점으로는 호텔의 위치가 지하철과 JR이 교차하는 역에서 도보 1~5분 거리로 가깝다는 점과 한국인 직원이 응대를 한다는 것이다.

유무라 미와 와이즈캐빈·와이즈호텔 오사카지역 총지배인은 "호텔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한국인 직원이 상시 주둔하고 있으며, 여행의 피로를 풀 수 있는 대욕장, 편안한 잠자리를 위한 템퍼 베개 등의 렌탈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신오사카역과 한신 아마가사키역 와이즈호텔은 패밀리&비즈니스 형으로 출장 및 가족 여행객들에게 추천하며 난바점은 난바역 1분 거리에 있는 경제적인 캡슐호텔이면서 고급스럽고 쾌적한 인테리어로 젊은 여행객들에게 인기다.  

오사카 여행 시 유니버셜 스튜디오 재팬, 교토나 고베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신오사카역과 한신 아마가사키역 와이즈호텔에서 이동하는 것이 편리하다.

<오사카 추천 여행지>
아베노 하루카스300

지상 300m 높이에서 오사카 전경을 내려다볼 수 있는 아베노 하루카스300. 사진 / 김샛별 기자

오사카에서 야경을 볼 수 있는 곳은 크게 다섯 곳 정도. 그 중 하루카스300은 일본에서 제일 높은 건물로, 지상 300m 높이에서 오사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58층부터 60층까지 사용하는 3층 구조의 전망대는 옛 도읍 교토부터 고베, 롯코산맥 등 간사이의 주요 지역을 360도로 담을 수 있다.
주소 Osaka Prefecture, Osaka, Abeno Ward, Abenosuji, 1 Chome−1−43

<오사카 추천 맛집>
炭と蕎麦と酒 今なら(이마나라)

한국에서 맛보기 어려운 다양한 레시피의 소바요리를 맛볼 수 있는 이마나라. 사진 / 김샛별 기자

다니마치로쿠초메역에서 찾아갈 수 있는 소바 가게로 직접 면을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우리가 흔히 아는 냉모밀이 아닌 소바면을 이용한 다양한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숯불에 고기와 야채를 구워 육수와 함께 끓여낸 온모밀, 마찬가지로 이를 면과 버무려 스끼야끼처럼 날달걀과 소스에 찍어 먹는 스끼야끼소바 등 독특한 메뉴가 많다.
주소 Ōsaka-fu, Ōsaka-shi, Chūō-ku, Tanimachi, 6 Chome−2−21

さかえ寿司 (사카에스시)

가성비 좋은 스시로 한국 여행객들에게 입소문 난 사카에스시. 사진 / 김샛별 기자

tvN에서 방영중인 <짠내투어> 오사카편에 나왔던 곳으로, 가성비 좋은 오사카 스시집으로 인기다. 1호점과 2호점이 마주보고 있어 줄이 짧은 곳에 서면 된다.

두툼한 회가 얹어진 초밥이 100엔부터 시작하며 바다장어나 민물장어, 대게는 200엔, 최상급 참치 뱃살 역시 300엔 정도로 저렴하다.
주소 Osaka Prefecture, Osaka, Chuo, Souemoncho, 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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